2019. 6. 19. 19:52ㆍ영화
인간의 삶은 과연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아니 희극과 비극 중 어느 것에 더 가깝습니까?
셰익스피어는 5대 희극과 4대 비극을 남겼습니다.
여러분은 그의 희극과 비극 중에
어떤 것에 더 감명을 받았습니까?
인생을 바라 볼 때,
가까이 바라볼 때는 비극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이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이가 더 들어감에 따라
장례식을 찾게 되는 것이 더 많아집니다.
한 아이로 태어나 나이가 들어 사망하거나
병이나 사고로 인해 언젠가는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는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비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나
부모님을 떠나 보내고
형제 누이 동생을 언제가는 영원히 이별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애지중지 기르지만
내 남편이나 와이프 그리고 아이들과의
작별의 시간도 언젠가는 찾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네 인생은 비극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살아가는 나 자신은 살아있는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삶의 고독과 어두움과 매일 싸워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이러한 고독과 어두운 내면을
가진 캐릭터 ‘리’가 있습니다.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주인공 리는
화장실 변기를 뚫고
비가 세는 지붕을 청소하는
잡역부로 묵묵히 살아 갑니다.
사람을 마주해야 하는 업무를 하는 리는
친절이라곤 찾아 볼 수 없고
항상 무거운 표정으로 일관합니다.
대화를 섞어야 할 때는 배려라곤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오는 데로 뱉어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습니다.
마치 인간의 교류를 끈어내 버린 듯한
과묵한 리의 과거는
깊은 상처로 얼룩져 있습니다.
새벽에 친구들과 함께 술 파티를 하며 놀던 중
리는 화롯불에 불을 지피고
부족한 술을 사러 나갑니다.
집으로 돌아온 리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자신의 아이들 3명이 자고 있는 집이
화롯불 처럼 활활
불타고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와이프는 떠났고
리는 지워 낼 수 없는 충격과 상처로
마치 벙어리가 된 듯 자신을 조용히 학대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하나 뿐인 친형의 심장 문제로
사망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형수도 자신의 와이프 처럼 형의 곁을 떠나버립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것은
조카 페트릭입니다.
패트릭은 철없고 막나가는
18살도 안된 철부지 미성년자입니다.
형의 유언장의 낭독을 위해 패트릭과 함께
변호사를 찾아가는데
형이 남긴 유언장의 내용을 보고
돌로 얻어 맞은 충격을 받습니다.
패트릭의 양육권과 양육비를 자신에게
돌려 놓고 떠난 형의 유언의 내용이
믿기지 않습니다.
이미 과거의 상실과 비탄으로 살아가는 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선택권이 있는 상황이라 못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데
철부지 패트릭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패트릭의 유년시절 형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아름다운 바다에서 패트릭과 상어를 낚자며 농담을
하며 즐거워 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는 눈이 부시게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만큼 리의 가슴을 적시는 슬픔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사망한 형의 시신의
장례를 치루기 위해선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맨체스터의 풍경은 한없이
아름답지만 이 또한 리의 마음은 더 쓰리고 아픕니다.
아빠의 시신을 냉동창고에 둔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끔찍해 하는 패트릭은
냉동고에서 얼린 닭을 보며 기겁을 합니다.
리는 어쩔 수 없이 패트릭을
돌봐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를 지게 됩니다.
철없이 말과 행동을 일삼는 패트릭은
두 애인을 돌아가면서 만나고
학교에서 락 밴드 동아리를 즐기고
아이스하키부에서 열정적으로 운동도 하는
인기 있는 철부지입니다.
이것은 마치 상실감으로 인해 과묵하게 사는
리의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을 격앙시킵니다.
이미 고향을 떠나 보스턴에서 일자리를 찾은 리는
이사를 가야 하지만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일상에 절대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아합니다.
페트릭의 요구를 들어주며
리는 치유될 수 없을 것 같은 상처와
힘겨운 내면과의 전쟁을 벌입니다.
무거운 내연을 통해 내면의 전쟁을 치르는
리는 홀로 바를 찾아 술을 마십니다.
항상 묵묵하고 조용하던 리는
바에서 누군가와 부딪히면
사람을 때리고 싸웁니다.
그가 묵묵히 견뎌낼 수 없는 내면의 고통을
토해내는 순간들은 홀로 술을 마실 때 표출됩니다.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여러 무리에 구타를 당하여
큰 상처를 입은 리는 상처를 치료받으면서도
조카 패트릭을 걱정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금의 상황과 그의 상실과 상처의 누적된 상황에
그는 고향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보스턴에 일자리를 구하고 패트릭을
입양시키기로 결정합니다.
패트릭의 왜냐는 질문에
리의 내면 속에 있던 마음을 끄집어내는
한 마디 명대사가 나옵니다.
“I can’t beat it.” 이젠 견뎌낼 수 없어.
이 상황을 나 자신을 이겨낼 수가 없어.
견뎌내기 힘든 리의 인생은 한 없이
매정하고 무겁고 가엽게 느껴집니다.
자신의 모든 욕망을 인정하고
배려해준 진정으로 아버지와 같았던
리가 떠난다고 하자 철부지도 상처를 받아 슬퍼합니다.
어느날 떠났던 부인을 우연히 마주칩니다.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까지 낳은 부인은
패트릭에게 눈물을 흘리며 밥이라도
먹자고 애원합니다.
이러한 상황도 내려 놓고 받아들이는 리는
그녀를 도닥이고 패트릭을 돌보는
자신의 의무를 채우러 돌아섭니다.
철없고 막무가내인 패트릭을
자신처럼 아끼던
리는 보스턴에 간이 침대를 놨다고
조카에게 말합니다.
가끔 놀러오라며 패트릭에 대한
애정을 슬며시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패트릭의 유년시절 기억처럼
패트릭과 그의 여자친구와
배를 타는 장면이 나옵니다.
패트릭과 여자 친구는 조종대를 잡고
리는 배 후미에 앉아 그들을 지긋이 바라봅니다.
마치 영원한 패트릭의 후견인처럼 말이죠.
리는 우리에게 내면으로 말합니다.
"삶이 아무리 끔찍하더라도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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